응급실에서 몸부림치는 환자를 보면 저는 이 병부터 떠올립니다

2026. 9. 14. 12:59카테고리 없음

응급실에서 일하다 보면 통증의 종류만으로 어느 정도 진단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환자가 침대에 가만히 눕지 못하고 계속 자세를 바꾸며 몸부림친다면, 저는 요로결석을 가장 먼저 의심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 병의 통증은 다른 복통과 확연히 다른 패턴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배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병은 움직이면 더 아파서 환자가 웅크리고 가만히 있으려 합니다. 그런데 요로결석은 정반대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기 때문에, 오히려 계속 움직이면서 조금이라도 편한 자세를 찾으려 합니다. 오늘은 이 독특한 통증의 정체와 대처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돌이 길을 지나가며 생기는 통증

소변 속에 녹아있던 미네랄 성분이 결정을 이루면서 단단하게 뭉치면, 이게 신장에서 만들어져 요관이라는 좁은 관을 타고 내려오게 됩니다. 이 관은 원래 결석이 지나가라고 만들어진 통로가 아니다 보니, 돌이 지나갈 때마다 관이 경련하듯 수축합니다.

이 수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면서, 환자분들은 흔히 출산의 고통에 비견되는 극심한 통증을 겪습니다. 통증이 옆구리에서 시작해서 아랫배나 사타구니 쪽으로 뻗어나가는 것도 특징적인 패턴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제가 결석 환자분들께 가장 먼저 여쭤보는 게 있습니다. "평소 물을 얼마나 드시나요?" 대부분 생각보다 적게 드십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소변이 진해지고, 그 안에 녹아있던 성분들이 결정을 이루기 훨씬 쉬운 환경이 됩니다.

결국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고치기 쉬운 원인이 수분 부족인 셈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예방 상담에서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혈뇨가 보이면 놀라지 마세요

결석이 요관 안쪽 벽을 스치면서 내려오다 보니,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는 환자분이 혈뇨를 보고 놀라서 오시면, 오히려 결석의 전형적인 동반 증상이라고 설명드리며 안심시켜 드립니다. 물론 원인 확인은 별개로 필요합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치료를 마친 환자분께 꼭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병은 한 번 겪으면 5년에서 10년 안에 다시 생길 확률이 절반 정도 됩니다. 그래서 저는 결석을 제거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재발을 막는 이야기를 반드시 함께 합니다.

돌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결석이라고 다 같은 결석이 아닙니다. 가장 흔한 건 칼슘으로 이루어진 결석이지만, 통풍이 있는 분은 요산 결석이 생기기도 하고, 요로 감염이 반복된 분은 다른 성분의 결석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배출된 결석은 가능하면 성분 분석을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정보가 앞으로의 예방 전략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크기가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진단 후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결석의 크기입니다. 5밀리미터 이하라면 물을 충분히 드시면서 진통제로 버티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보다 크면 몸 밖에서 충격파를 쏴서 결석을 잘게 부수는 방법을 고려하고, 크기가 아주 크거나 위치가 애매하면 내시경으로 직접 들어가서 제거합니다.

물, 그리고 칼슘에 대한 오해

예방을 위해 제가 가장 강조하는 건 역시 물입니다. 하루 두세 리터 정도는 드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환자분들이 종종 오해하시는 게 있습니다. "칼슘결석이라니까 칼슘을 아예 끊어야겠네요"라고 하시는데, 이건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칼슘은 장 안에서 옥살산이라는 성분과 결합해서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칼슘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적절히 드시면서 시금치나 견과류처럼 옥살산이 많은 음식만 과하게 먹지 않도록 조절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자세를 바꿔도 나아지지 않는 통증이라면 요로결석을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재발률이 높은 만큼 치료 후에도 관리가 중요하며, 하루 두세 리터의 수분 섭취가 가장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