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8)
-
증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검사를 서두른 적이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심장 리듬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듣고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요"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이 말씀을 듣고 오히려 더 서둘러 정밀검사를 잡았습니다.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이라는 종류는 증상이 없다는 게 안심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주의해야 할 신호이기 때문입니다.많은 분들이 심장 문제는 가슴이 아프거나 두근거려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부정맥의 세계에서는 그 공식이 늘 통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심장의 리듬이 무너진다는 것정상적인 심장은 마치 지휘자가 있는 오케스트라처럼 정확한 박자로 뜁니다. 부정맥은 이 지휘가 흐트러진 상태입니다. 너무 빠르게, 너무 느리게, 혹은 아예 불규칙하게 뛰는 거죠..
2026.09.11 -
"요즘 그냥 기운이 없어서요"라는 말 뒤에 숨은 것
"요즘 그냥 기운이 없어서요"라는 말 뒤에 숨은 것진료실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별히 아픈 데는 없는데, 그냥 요즘 기운이 없고 살이 좀 쪘어요." 이 말씀만 들으면 백 가지 원인을 다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럴 때 습관적으로 목 앞쪽, 갑상선부터 확인합니다.갑상선은 몸 전체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작은 기관인데, 이게 제 역할을 못 하면 정말 다양한, 그러면서도 애매한 증상들이 한꺼번에 나타납니다. 오늘은 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는 병을 왜 놓치기 쉬운지, 어떻게 확인하고 관리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몸 전체의 속도 조절 장치저는 환자분들께 갑상선을 자동차의 엔진 회전수 조절 장치에 비유해서 설명합니다.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면 몸의 모든 기능이 적절한 속도로 돌아갑..
2026.09.10 -
계단을 오를 때만 아프다는 그 말, 저는 흘려듣지 않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만 아프다는 그 말, 저는 흘려듣지 않습니다"평소엔 괜찮은데 계단 오르면 가슴이 좀 답답해요." 진료실에서 이 말씀을 대수롭지 않게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절대 가볍게 듣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만히 있을 때는 멀쩡하다가 몸을 움직일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심장이 보내는 아주 전형적인 신호이기 때문입니다.심장은 우리가 활동할 때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그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가 좁아져 있다면, 평소엔 티가 안 나다가 딱 그 순간에만 부족함이 드러납니다. 오늘은 이 신호를 어떻게 알아채고 대응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통로가 좁아지면 벌어지는 일심장 근육에도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있습니다. 이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 같은 물질이 쌓이면서 통로가 ..
2026.09.09 -
손 떨림으로 오시는 분들께 제가 꼭 여쭤보는 지난 몇 년
파킨슨병이 의심돼 오시는 분들께 저는 손 떨림 얘기만 듣지 않습니다. "혹시 몇 년 전부터 냄새를 잘 못 맡으셨나요?" "잠잘 때 잠꼬대가 심해지셨다는 얘기 들으신 적 있나요?" 이런 질문을 꼭 드립니다. 이유가 있습니다.파킨슨병은 손이 떨리기 시작할 때 갑자기 나타나는 병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은 이 병을 어떻게 좀 더 일찍 알아챌 수 있는지, 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도파민 신경세포가 조용히 줄어드는 시간뇌 안쪽 깊숙한 곳, 흑질이라는 부위에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세포들이 서서히, 아주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 파킨슨병의 본질입니다. 문제는 이 감소가 어느 정도 이상 진행돼야 비로소 ..
2026.09.08 -
한 달 내내 감기라는 분, 사실 감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감기를 달고 살아요."진료실에서 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자세히 여쭤보면,열은 거의 없으셨다고 하십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감기가 아니라 다른 걸 의심하기 시작합니다.진짜 감기라면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열이나 몸살 기운이 동반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열도 없이 콧물과 재채기만 몇 주씩 이어진다면,그건 감염이 아니라 우리 몸이 특정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은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바이러스와 싸우는 것과 과민반응은 다릅니다감기는 우리 몸이 침입한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면역계가 총동원되면서 열이 나고, 몸이 무겁고, 근육이 쑤시는 전신 증상이 함께 옵니다.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2026.09.07 -
갈증을 느낄 때는 이미 늦었을 수 있습니다
갈증을 느낄 때는 이미 늦었을 수 있습니다건강검진에서 혈당 수치가 높게 나와 놀라서 오신 분들께 제가 여쭤보면, 대부분 "그런데 저는 딱히 목마르거나 그런 건 없었는데요"라고 답하십니다. 이 반응이 사실 당뇨병이라는 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입니다.우리가 흔히 당뇨병 증상이라고 알고 있는 갈증, 잦은 소변, 이런 것들은 사실 병의 초기 신호가 아닙니다. 혈당이 이미 상당히 올라간 다음에야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오늘은 이 흔한 오해를 바로잡고, 실제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몸이 신호를 늦게 보내는 이유혈당이 오르면 우리 몸은 여분의 당을 소변으로 내보내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물도 같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갈증이 생기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2026.09.04